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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만원 합의금 냈는데 또 소송?…'민사 제외' 합의서의 비극

Nov 18, 2025

아청법 위반, 형사 합의 후 민사소송 폭탄 맞을 수도…변호사들 '재산 압류 가능성' 경고


2천만원에 끝난 줄 알았던 아청법 사건, '민사소송'이라는 더 큰 파도가 밀려온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위반 혐의로 피해자에게 합의금 2천만원을 건넨 A씨. 그는 이 돈으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믿었다.


하지만 합의서에 적힌 '민사는 제외한다'는 단 한 줄의 문구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형사 처벌을 피하기 위해 거액을 지불했지만, 이제는 '민사소송'이라는 또 다른 법적 분쟁의 공포와 마주하게 된 것이다.


"돈은 안 바란다더니"…합의서에 숨은 '민사소송'의 덫

사건 당시 피해자의 부모는 "돈 같은 건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A씨는 그 말을 믿고 합의에 임했다. 그러나 정작 합의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측은 '민사상 책임은 별개'라는 조건을 달았다.


법무법인 이엘의 민경철 변호사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피해자가 민사 부제소 합의를 안 하는 이유는 나중에 민사소송을 제기해서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서 그러는 것"이라고 명확히 설명했다. 즉, 형사 합의는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한 절차일 뿐, 피해 보상 문제는 민사소송을 통해 다시 다루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법무법인 리버티의 김지진 변호사 역시 "민사소송을 진행하기 위해 민사는 빼달라고 한 것이고, 합의금액을 더 높이기 위한 협상조건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천만원 냈는데, 얼마나 더?…법원의 계산법은 다르다

A씨의 가장 큰 고민은 '만약 민사소송이 걸리면 돈을 얼마나 더 줘야 하는가'이다. 이미 2천만원이라는 거액을 지불했는데, 같은 금액을 또 물어줘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윤영석 변호사는 "이미 형사소송 합의 과정에서 상당한 돈을 변제받았으므로 이 점은 민사소송에서도 참작될 것"이라며 "형사에서 지급한 2천만원보다는 낮은 금액이 책정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망했다.


법률사무소 해봄의 손지영 변호사도 "피해자 측에서 민사소송을 제기한다면 합의금 지급한 것을 증거로 제출하고 감액해 달라고 주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형사 합의금과 민사상 손해배상은 별개의 문제"라며 "이미 지급한 형사 합의금이 있다고 해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완전히 면제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법원은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 고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상액을 결정하며, 기존 합의금은 이 과정에서 일부 공제될 뿐이다.


내 차, 주식, 통장까지…상대방이 내 재산을 들여다본다?

더 큰 공포는 재산 압류 가능성이다. A씨는 자신의 자동차나 증권계좌의 주식, 심지어 통장까지 상대방에게 넘어갈 수 있는지 걱정했다. 변호사들의 답변은 '가능하다'였다.


민경철 변호사는 "피해자가 민사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으면, 판결문을 집행권원으로 하여 가해자의 재산에 대해 강제집행할 수 있다"며 "부동산, 자동차, 증권, 예금 등 발견되면 모두 압류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심지어 상대방이 내 재산 상태를 조회할 수도 있다. 윤영석 변호사는 "법원의 결정을 거쳐 통장을 압류하거나 가압류(임시 압류)하면 잔액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송이 시작되기도 전에 재산이 묶일 수 있고, 판결 후에는 꼼짝없이 재산을 넘겨줘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결국 '민사 제외'라는 네 글자는 형사 합의를 무력화하고 더 큰 경제적 압박으로 돌아올 수 있는 부메랑이 된 셈이다. 모든 변호사들은 입을 모아 합의서 작성 시 '민·형사상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부제소 합의 조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상호 법무법인 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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