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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가 내 양쪽 엉덩이를"…변호사들 "침묵은 동의가 아니다"
Nov 21, 2025
과 동기들과의 술자리 후 노래방에서 벌어진 성추행 사건에 법률 전문가들 한목소리.
"피해자의 침묵은 동의가 아니다."
플러팅인 줄 알았다… 노래방서 20분간 이어진 동기의 손, 그 끝은 악몽이었다
올해 대학에 갓 입학한 스무 살 새내기 A씨에게 동기들과의 첫 술자리는 끔찍한 기억으로 남았다. 과 활동 후 이어진 2차 노래방. 어둡고 시끄러운 공간에서 같은 과 남학우 B씨는 노골적으로 A씨에게 몸을 붙여왔다. 처음엔 관심의 표현, 서툰 플러팅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B씨의 손은 선을 넘기 시작했다.
A씨의 허벅지를 쓸어내리던 손은 어느새 엉덩이 밑으로 들어왔다. 불쾌감이 온몸을 덮쳤지만, 이런 일을 처음 겪는 A씨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얼어붙었다. A씨가 애써 노래에 집중하는 척하자 B씨의 행동은 더 대담해졌다. 급기야 몸을 틀어 양손으로 A씨의 양쪽 엉덩이와 골반을 움켜쥐었다. 20분 남짓한 시간은 지옥과 같았다. A씨는 결국 노래를 부르다 말고 그 자리를 도망쳐 나왔다.
“침묵은 동의가 아니다”… 변호사들, ‘강제추행’ 한목소리
A씨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명백한 강제추행”이라고 진단했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범죄 성립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12년간 경찰로 근무하며 성폭력 사건을 수사했던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는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았다고 해서 추행이 아닌 것이 아니며, 오히려 술자리라는 특수한 상황과 피해자의 취약한 상태를 이용한 점은 가해자의 죄질을 더욱 무겁게 만드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한별의 김전수 변호사 역시 “폭행이란 반드시 물리적 폭력이 아니라, 피해자가 저항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이뤄진 신체 접촉이라면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A씨가 술에 취해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가해자가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준강제추행’ 혐의까지 적용될 수 있는 대목이다. 더신사 법무법인의 장휘일 변호사는 “술을 마셔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였다는 점은 피해자로서 더욱 고려받아야 할 요소”라며 “의사에 반한 신체접촉으로 법적 요건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CCTV 없는 노래방, 핵심 증거는 ‘피해자의 입’
문제는 입증이다. 노래방 테이블 아래서 은밀하게 벌어진 추행을 직접 본 목격자를 찾기란 쉽지 않다. 법무법인 쉴드의 남천우 변호사는 “노래방이라는 공간적 특성상 다른 사람들이 피해 상황을 목격하지 못했거나, 목격했더라도 진술해주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짚었다.
이 때문에 변호사들은 이구동성으로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과 구체성’을 가장 중요한 증거로 꼽았다. 법무법인 세담의 허유영 변호사는 “피해자 진술이 가장 중요한 직접 증거”라며 “경찰 조사에 혼자 가면 제대로 진술하지 못해 그 조서가 계속 걸림돌이 될 수 있으므로 사전에 변호사와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건 직후 친구나 가족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놓은 메신저 대화, 통화 기록 등도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정황 증거가 될 수 있다.
“동의한 줄 알았다”는 가해자의 항변 가능성도
물론 가해자가 순순히 혐의를 인정하리란 보장은 없다. 검사 출신인 법무법인 이엘의 민경철 변호사는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상당한 시간 동안 추행이 지속됐음에도 피해자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방은 신체 접촉에 동의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강제추행의 고의가 없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가해자가 “A씨가 싫은 내색을 전혀 하지 않아 호감이 있는 줄 알았다”고 항변할 경우, 법정 다툼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을 얼마나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구성해 수사기관과 법원을 설득하는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A씨가 혼자서 이 모든 과정을 감당하기보다 해바라기센터, 여성긴급전화 1366 등 전문기관과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대응에 나설 것을 권고했다. 모든 잘못은 A씨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가해자에게 있으며, 지금이라도 용기를 내 자신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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