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일보

AVMOV 수사현황, 관건은 ‘조사 이전 디지털 포렌식’

2025. 12. 28.

불법 촬영물과 성착취물이 대규모로 유통된 AVMOV 사건과 관련해 수사기관의 시선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운영자 검거와 서버 확보 단계를 지난 현재, 수사의 초점은 사이트 이용자 개인이 사용한 PC와 휴대폰 등 전자기기에 대한 분석 가능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단순한 접속 여부를 넘어 실제 이용 행위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를 확인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수사 흐름 변화와 맞물려 이번 사건은 기존 성범죄 수사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AVMOV 사건은 진술을 통해 사실관계를 좁혀가는 방식이 아니라, 디지털 기록을 토대로 수사의 방향이 먼저 설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법무법인 이엘 성범죄 센터의 민경철대표변호사는 AVMOV 사건을 일반적인 성범죄 수사와는 전혀 다른 유형으로 진단한다. 민 대표변호사는 많은 사람들이 경찰 조사에서 어떤 질문을 받게 될지를 먼저 걱정하지만, AVMOV 사건은 질문보다 앞서 디지털 포렌식 결과가 먼저 준비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수사기관이 이용자 전자기기에 대한 분석을 마친 상태에서 조사가 시작될 경우, 조사 과정에서는 이미 결론이 정해진 질문만 던져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피의자는 자신의 설명이나 해명이 실질적인 의미를 갖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AVMOV 사건에서 서버 자료 확보는 수사의 출발점에 불과하다. 수사 실무상 서버 분석 이후 이어지는 단계는 이용자가 실제로 어떤 기기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사이트를 이용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 단계에서는 이용자의 기억이나 인식보다는 전자기기 내부에 남아 있는 기록이 핵심 판단 자료가 된다.

구체적으로는 다운로드 흔적이 남아 있는지 여부, 스트리밍이나 열람 기록이 복원되는지, 캐시와 임시파일, 삭제 이력이 어떤 형태로 남아 있는지, 동일 계정이나 동일 IP로 반복 접속한 정황이 확인되는지 등이 주요 분석 대상이다. 이처럼 전자기기 내부에 남은 객관적 데이터가 수사의 방향을 좌우하게 된다.

민경철 대표변호사는 이 단계부터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설명이 의미를 갖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그는 포렌식은 기억을 확인하는 절차가 아니라 기록을 복원하는 작업이라며, 이용자의 주관적 설명보다 기술적 분석 결과가 우선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무적으로 가장 위험한 상황은 본인 기기에 어떤 기록이 남아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조사를 받는 경우다. 디지털 포렌식 결과에 따라 혐의의 범위와 적용 법률, 방어 전략의 가능성은 물론 선제적 대응 여부까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민 대표변호사는 포렌식 결과를 모른 채 조사를 받는 것은 시험 문제를 보지 못한 상태에서 답안지만 먼저 제출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그는 AVMOV 사건은 조사 이후에 수습할 사안이 아니라, 조사 이전에 반드시 점검하고 판단해야 할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아직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안심하는 인식도 적지 않다. 그러나 민경철 대표변호사는 AVMOV 사건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구조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수사 흐름상 대응 시점이 늦어질수록 선택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법무법인 이엘 성범죄 센터는 이번 AVMOV 사건을 디지털 포렌식 결과를 중심으로 경찰 조사 이전 대응 전략을 설계해야 하는 사례로 보고 있다. 센터 측은 초기 단계에서 전자기기 상태를 기준으로 한 분석과 판단이 향후 사건의 방향을 좌우할 수 있다며, 성급한 대응이나 막연한 기다림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상호 법무법인 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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