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 사건에서 온라인 채팅이나 SNS를 통해 피해자를 알게 된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플랫폼에서 관계가 시작되다 보니 피의자 상당수도 “실제 범죄가 될 줄 몰랐다”, “상대가 성인인 줄 알았다”고 주장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디지털 환경에서 발생하는 미성년 대상 성범죄는 일반 성범죄와 달리 초기 진술과 확보되는 디지털 증거가 사건의 방향을 크게 좌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더라도 성적 목적의 대화나 만남을 시도하는 과정, 미성년자임을 인식했거나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는지 여부 등이 수사의 핵심 쟁점으로 다뤄지고 있다. 일부 범죄는 실행 단계까지 나아가지 않았더라도 미수범 처벌 규정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어, 피의자 입장에서는 “실제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주장만으로 사건을 가볍게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수사기관은 휴대전화 포렌식, 메신저 대화내용, SNS 기록, 위치정보 등 다양한 디지털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피의자의 인식과 행위를 판단한다. 따라서 조사 전에 무심코 대화 내용을 삭제하거나 상대방과 연락을 시도하는 행동은 오히려 증거인멸이나 2차 문제로 이어질 위험도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피의자가 조사 초기 어떤 진술을 하는지가 이후 사건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한다. 실제로 동일한 사실관계라도 미성년자임을 언제 알게 되었는지, 대화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의사가 있었는지 등에 대한 설명에 따라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채팅으로 시작된 사건은 대부분 디지털 기록이 남기 때문에 초기 진술과 객관적인 자료가 서로 일치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수사기관 출석 전 자신의 기억만으로 섣불리 사실관계를 단정하거나 임의로 해명하기보다 확보 가능한 자료를 먼저 정리하고 법률적인 검토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성년 대상 성범죄는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큰 범죄인 만큼 사건 초기부터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미수범 처벌 규정이 적용될 수 있는 범죄도 존재하기 때문에 단순히 ‘실행되지 않았으니 괜찮다’는 판단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디지털 성범죄 수사가 갈수록 정교해지는 만큼 피의자 역시 감정적인 대응보다 사실관계를 객관적으로 정리하고 법률적 쟁점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사건 대응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법무법인 이엘 성범죄센터 민경철 대표변호사)
출처 : 미디어파인 민경철 변호사 mediafine@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