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특성·고용관계 종합 판단 필요
장애인 고용 사업장에서 근무했던 20대 지적장애 여성의 성폭력 피해 신고를 경찰이 수사하면서 장애인 근로자 보호체계와 2차 피해 방지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인천시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와 인천장애인성폭력상담소는 지난 21일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수사와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피해자 가족은 사업장 전직 간부가 협박과 회유를 통해 장기간 성폭력을 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신고인은 합의된 관계였다는 취지의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으로 혐의가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행위가 사업장 밖에서 이뤄졌더라도 업무·고용 관계에서 형성된 지위와 신뢰가 영향을 미쳤는지는 별도로 살펴볼 수 있다. 피해자가 고용상 불이익을 우려해 거부하거나 신고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는지, 상대방이 직무상 관계를 영향력 행사에 이용했는지 등이 판단 요소가 될 수 있다.
성폭력 피해자가 즉시 신고하지 않았거나 사건 이후에도 상대방과 연락했다는 사정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두려움과 의존관계, 장애 특성 등에 따라 관계를 끊거나 피해 사실을 알리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적장애인 피해 사건에서는 장애 정도와 의사표현 능력, 당사자 관계, 협박·회유 여부를 진술과 객관적 자료를 통해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는 장애인을 상대로 한 강간·강제추행과 장애로 인한 항거불능·항거곤란 상태를 이용한 간음·추행, 위계·위력에 의한 간음·추행을 처벌 대상으로 규정한다. 범죄 성립 여부는 행위 유형에 따라 폭행·협박이나 위계·위력이 있었는지, 행위자가 장애를 인식하고 이용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따져 결정된다.
법무법인 이엘 성범죄 피해자 케어센터 정선경 파트너 변호사는 “직장 내 성범죄 피해는 형사고소뿐 아니라 행위자 분리, 사내 신고와 징계, 인사상 불이익과 2차 피해 방지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며 “사안에 따라 노동청 진정, 근로관계, 손해배상 문제가 함께 발생할 수 있어 관련 절차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출처 : 비건뉴스 이정수 기자 jslee@vega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