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성범죄 피해자가 피해 영상물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제출한 삭제 요청과 관련된 정보 일부가 외부 웹사이트에 공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피해자 정보 보호 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피해 영상물을 삭제하는 과정에서도 피해자를 식별할 수 있는 정보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개인 피해자와 피해지원기관 등이 구글에 제출한 디지털성범죄 피해 영상물 삭제 요청과 관련된 정보 일부가 외부 웹사이트에 공개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정부와 관계기관은 피해자를 식별할 가능성이 있는 정보 등에 대한 차단 조치를 진행했다.
구글을 통한 피해 영상물 삭제 지원은 관련 사실이 확인된 이후 한때 중단됐다가 한국에서 접수되는 삭제 요청 자료의 외부 공유와 관련한 재발 방지 조치를 확인한 뒤 재개됐다.
다만 이번 사안의 정확한 정보 제공 규모와 경위, 관련 법령 위반 여부 등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9월 11일 구글이 외부 웹사이트 운영기관에 제공한 개인정보의 규모와 항목, 제공 기간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삭제 요청 사항이 지속적으로 제공됐는지, 인적 과실이나 시스템 오류 등이 있었는지를 포함한 구체적인 경위도 조사 대상이다.
아울러 제3자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적법한 처리 근거가 있었는지와 민감정보 처리 과정에서 필요한 절차가 이행됐는지 등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구체적인 위법 여부나 정보 공개의 원인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디지털성범죄 피해자는 촬영물 등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피해 사실과 삭제 대상에 관한 정보를 플랫폼이나 피해지원기관에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 이 과정에서 제출된 정보가 외부에서 확인될 수 있는 상태가 된다면 피해자 입장에서는 신원 노출이나 추가적인 피해 가능성을 우려할 수 있다.
사건을 확인한다는 목적으로 문제가 된 외부 웹사이트의 명칭이나 주소, 관련 화면 등을 온라인에서 재차 공유하는 행위에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 피해자와 연결될 가능성이 있는 정보가 반복적으로 공유될 경우 당초 피해 구제를 위해 제출된 정보가 다시 확산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에 공개된 삭제 요청 건수와 실제 피해자 수가 반드시 일치한다고 볼 수도 없다. 한 명의 피해자가 여러 건의 삭제를 요청하거나 지원기관을 통해 복수의 조치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공개된 요청 건수를 토대로 피해자 규모를 임의로 추정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자신이 제출한 삭제 요청과 관련된 정보가 외부에 공개됐을 가능성을 우려하는 피해자라면 문제가 된 웹사이트를 직접 찾아 반복적으로 확인하기보다 기존에 이용했던 피해지원기관이나 디지털성범죄 피해지원기관을 통해 확인과 지원을 요청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추가적인 영상 유포나 협박 등 별도의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관련 메시지와 통지 내역 등을 가능한 한 원본 상태로 보존하고 수사기관이나 피해지원기관, 법률전문가 등을 통해 대응 방법을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번 사안은 피해 영상물 자체에 대한 삭제 조치와 함께 삭제 과정에서 처리되는 개인정보와 피해 관련 정보의 관리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플랫폼과 지원기관이 삭제에 필요한 정보를 어느 범위까지 수집·처리하는지, 관련 정보가 제3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 적절한 보호조치가 마련돼 있는지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피해자가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삭제·차단 및 수사, 법률·심리 지원 등 필요한 절차로 연결될 수 있는 대응체계를 마련하는 것도 피해 확산을 줄이기 위한 과제로 꼽힌다.
법무법인 이엘 성범죄 피해자 케어센터 정선경 변호사는 “디지털성범죄 피해자는 영상의 유포뿐 아니라 해당 자료가 언제 어디에서 다시 노출될지 모른다는 불안을 겪을 수 있다”며 “삭제나 법률지원을 위해 제공한 개인정보 역시 추가적인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호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정보가 노출됐을 가능성이 의심되는 경우 직접 관련 사이트를 반복적으로 확인하기보다는 피해지원기관이나 법률전문가 등을 통해 상황을 확인하고, 필요한 자료를 보존하면서 삭제·수사·법률지원 등 가능한 대응 절차를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출처 : PPSS (https://www.pps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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