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물 유포와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딥페이크 성범죄가 디지털 공간에서 발생하면서 피해자의 초기 대응과 증거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촬영된 영상뿐 아니라 일상적인 사진을 성적인 이미지로 합성한 조작물도 범죄에 악용될 수 있어 피해 유형에 따른 법적 대응이 요구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15일 AI를 악용한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분석 기술과 전문 인력을 강화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미지와 영상의 진위를 판별하는 기술을 고도화하고, 조작물의 생성 및 유통 경로를 추적하는 수사 기법을 개발한다는 내용이다.
불법촬영과 딥페이크 성범죄는 발생 방식과 법적 판단 기준에서 차이가 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불법촬영은 카메라 등을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하는 행위 등이 처벌 대상이다.
딥페이크 성범죄는 사람의 얼굴이나 신체 등을 대상으로 한 촬영물 등을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합성·가공하는 행위 등이 문제가 된다. 실제 촬영 여부와 관계없이 조작물의 내용과 제작 경위, 유포 여부 등에 따라 관련 법률의 적용을 검토할 수 있다.
촬영 당시 동의가 있었다고 해서 이후 유포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연인 관계에서 동의하에 촬영한 영상이나 본인이 직접 촬영한 영상이라도 당사자의 의사에 반해 유포한 경우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촬영 경위뿐 아니라 유포 당시의 의사와 구체적인 행위를 구분해 살펴야 한다.
피해 사실을 인지한 경우에는 확인 가능한 자료를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라인 게시물의 주소와 게시 계정, 발견 시각, 관련 대화 내용 등은 사건 경위를 파악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촬영이나 합성 사실을 인정한 메시지, 유포를 암시하는 발언, 협박 정황 등도 수사 과정에서 검토할 수 있는 자료다.
다만 피해자가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가해자로 의심되는 사람과 직접 접촉하거나 무리하게 촬영물을 수집할 필요는 없다. 상대방이 촬영물을 삭제했다고 주장하더라도 복제본의 존재나 추가 유포 가능성까지 확인된 것은 아니므로 수사기관을 통한 대응이 필요할 수 있다.
형사절차와 별개로 유포물에 대한 삭제 지원도 검토해야 한다.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등 전문기관에서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 상담과 삭제 지원, 재유포 대응 등에 관한 안내를 제공하고 있다. 피해 상황에 따라 수사기관 신고와 전문기관 지원을 병행할 수 있다.
합의를 검토하는 경우에도 피해 회복과 추가 유포 방지에 관한 사항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합의 여부나 금전 지급만으로 촬영물과 복제본이 모두 삭제되는 것은 아니며, 합의 내용에 따라 법적 효과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엘 성범죄 피해자 케어센터 정선경 변호사는 “불법촬영과 딥페이크는 범죄 발생 방식에 차이가 있지만, 피해자가 유포 범위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확인된 게시물과 대화 기록을 보존하고, 피해자의 안전을 우선하면서 수사기관 신고와 삭제 지원 등 필요한 절차를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성범죄는 최초 촬영이나 합성 행위뿐 아니라 이후 유포와 재유포 과정에서도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 피해자가 직접 유포 범위를 모두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초기 기록을 보존하고 수사 및 삭제 지원 절차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 : 로리더(https://www.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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