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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 100만원'인 줄 알았는데…판사가 돌연 정식재판을 연 까닭
Jan 12, 2026
전문가들 "형량 가중 의도일 수도, 무죄 가능성 심리일 수도…양형자료 철저히 준비해야"
통매음 초범, 약식기소 후 법원 직권 정식재판 회부…'징역형' 공포
"통매음으로 기소돼 벌금 100만원 구약식 청구가 되었는데, 판사가 정식재판을 열었다는 우편을 받았습니다. 초범인데…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는 건가요?"
성범죄 초범으로 100만원 벌금형을 예상했던 A씨에게 법원에서 날아온 '정식재판 회부' 통지서는 공포 그 자체였다. 검찰이 가벼운 처벌인 약식기소로 사건을 넘겼음에도, 판사가 직접 사건을 다시 심리하겠다고 나선 이례적인 상황. 법조계에서는 이를 두고 판사의 의중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벌금 100만원이 끝인 줄 알았는데"…날벼락 맞은 A씨
A씨는 통신매체이용음란(통매음)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초범이었고, 검찰은 벌금 100만원에 약식기소(검사가 법원에 서면 심리만으로 벌금형을 내려달라고 청구하는 절차)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하는 듯했다. A씨 역시 벌금만 내면 모든 것이 끝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담당 판사는 검찰의 약식기소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직권으로 사건을 공판절차, 즉 정식재판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A씨는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요청한 경우가 아닌 판사가 정식재판을 연 경우 어떤 이유 때문인지 너무 궁금하다"며 "형량이 더 늘어날 수도 있는 건지, 국선변호사와 재판을 진행해도 괜찮은 건지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판사는 왜 정식재판을 열었나? '더 센 처벌' vs '무죄 심리'
법원이 직권으로 정식재판을 여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로 해석된다. 하나는 검찰이 청구한 벌금 100만원이 죄질에 비해 너무 가볍다고 판단해 더 무거운 형을 선고하려는 의도다. 다른 하나는 오히려 피고인의 무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공판에서 유무죄를 신중하게 따져보려는 경우다.
다수 변호사들은 전자의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법무법인 리버티 김지진 변호사는 "통상은 법원 재판부 직권으로 정식재판을 열게 되면 피고인에게 불리하다"며 "엄중하게 처벌하겠다는 재판부 의지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 역시 "피해자와 합의가 되지 않았다면 벌금 100만형은 너무 낮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라며 형량 가중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무죄 가능성을 심리하기 위한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는 "중범죄에 해당하지도 않으며, 초범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공판회부"라며 "단순히 벌금액수가 적다는 이유로 회부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여 무죄를 다툴 수 있는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리라법률사무소 김현중 변호사도 "무죄의 여지가 있다고 보아 정식재판으로 회부하였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중요한 점은 피고인이 아닌 법원 직권으로 정식재판이 열리면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 원칙은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했을 때 원래의 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하지 못하게 하는 규정이다. 따라서 A씨의 경우, 재판 결과에 따라 벌금 100만원보다 더 높은 벌금형은 물론, 징역형까지도 선고가 법적으로 가능하다.
'징역형' 가능성 있나…국선변호사 괜찮을까?
A씨의 가장 큰 공포는 '징역형' 가능성이다. 통매음은 법정형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인 성범죄다. 김경태 변호사는 "징역형이나 더 높은 벌금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초범인 점을 감안할 때 실제 징역형이 선고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법무법인 이엘 민경철 변호사는 "통매음으로 징역이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고, 법률사무소 명중 윤형진 변호사도 "징역형이 선고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갑작스러운 재판에 변호사 선임 비용이 부담되는 A씨에게 국선변호사는 현실적인 대안이다. 법률사무소 유(唯) 박성현 변호사는 "국선변호사와 함께 재판을 진행하는 것도 충분히 효과적일 수 있다"며 "재판에서 자신의 상황과 반성의 의사를 변호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윤형진 변호사는 "국선변호사마다 성실도 차이가 많기 때문에 어느 정도 운도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살아남기 위한 전략은? "반성문·합의, 양형자료가 관건"
결국 A씨에게 정식재판은 위기이자 기회다. 재판부의 의도가 형량 가중에 있든, 무죄 심리에 있든 A씨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양형자료' 준비를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법률사무소 민율 민의홍 변호사는 "공판절차에서 양형자료를 최대한 준비하여 형량을 낮추는 노력을 하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반성문, 재범방지계획서, 피해자와의 합의 노력 등은 재판부가 형을 정할 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법무법인 반향 정찬 변호사는 "판사는 피고인의 반성 정도나 피해자와의 합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상치 못하게 정식재판이라는 무대에 오르게 된 A씨. 검찰이 매긴 '벌금 100만원'이라는 가격표가 더 무거운 처벌의 예고장이 될지, 아니면 무죄라는 반전의 서막이 될지는 이제 그의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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