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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손님에 성추행·폭행당한 남성 직원, 형사처벌 끝났는데 보상받으려면?
Jan 13, 2026
전문가들 “형사 판결 후 합의는 무의미… 민사소송으로 위자료 청구해야”
“벌금 350만원 냈으니 끝?” 400만원 합의금 날린 피해자의 눈물
“CCTV 영상도 다 있고, 가해자는 벌금형까지 받았는데 저는 아무것도 보상받지 못했습니다.”
바에서 일하던 남성 직원이 여성 손님에게 폭행과 성추행을 당해 가해자가 형사 처벌을 받았지만, 정작 피해자는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한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사건은 A씨가 일하던 바에서 발생했다. 여성 손님 B씨가 A씨를 상대로 폭행과 성추행을 저지른 것이다. 당시 상황은 매장 내 CCTV에 고스란히 녹화됐고, 이는 B씨의 범죄를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가 됐다. 결국 B씨는 법원에서 강제추행미수 혐의로 벌금 300만 원, 폭행 혐의로 벌금 50만 원 등 총 35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A씨는 판결이 나기 전 B씨와 400만 원에 합의를 시도했으나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그런데 판결이 확정되자 B씨는 “이미 구공판 판결이 났으니 합의하지 않겠다”며 태도를 바꿨다. 형사 처벌은 내려졌지만, A씨가 입은 신체적·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A씨는 “민사소송은 번거롭다고 들었는데, 보상받을 방법이 이것밖에 없는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판결 끝났으니 합의 없다? 가해자가 태도를 바꾼 이유
전문가들은 B씨의 태도 변화가 법적으로는 예측 가능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형사사건에서 합의는 피고인이 자신의 형량을 줄이기 위한 ‘양형 참작 사유’로 활용되는데, 이미 판결이 확정된 후에는 합의를 해도 형량이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검사 출신인 법무법인 이엘 민경철 변호사는 “판결이 확정되면 피고인 입장에서는 합의를 할 이유가 없다”며 “처벌을 낮추기 위해 하는 것인데, 이미 판결이 확정돼 바꿀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 역시 “약식결정이 된 상태라면 피고인이 정식재판청구를 하지 않는 이상 합의를 할 이유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즉, 가해자 B씨는 더 이상 형사 처벌 감경이라는 ‘실익’이 없으므로 피해 보상을 위한 합의에 나설 동기가 사라진 셈이다.
형사처벌이 끝이 아니다… ‘민사소송’이라는 마지막 카드
그렇다면 A씨는 영영 보상을 받을 수 없는 걸까. 변호사들은 형사소송과 별개로 ‘민사소송’이라는 절차가 남아있다고 조언한다. 형사소송이 범죄자에 대한 국가의 처벌이라면, 민사소송은 개인 간의 피해를 금전적으로 배상받는 절차이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대표변호사는 “형사소송은 범죄행위에 대한 처벌을, 민사소송은 범죄로 입은 물질적, 정신적 손해에 대한 금전 배상을 구하는 절차”라며 A씨 역시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A씨의 경우 민사소송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미 형사재판에서 B씨의 유죄가 확정됐기 때문이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CCTV 영상이라는 명확한 증거가 존재하고, 이미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된 만큼, 민사소송에서도 승소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확정된 형사 판결문은 민사소송에서 가해자의 불법행위를 입증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된다.
그래서 얼마를 받을 수 있나? 변호사들이 본 ‘위자료’ 액수
A씨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보상 금액이다. 민사소송을 통해 청구할 수 있는 손해는 폭행으로 인한 치료비, 일을 하지 못해 발생한 손실 등 ‘재산적 손해’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로 나뉜다.
변호사들은 위자료 액수에 대해 다양한 견해를 내놨다. 한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강제추행 사건의 경우 수백만 원에서 천만 원 사이의 위자료가 인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는 “벌금형의 1~1.5배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면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민사소송에서 인용될 수 있는 금액이 (과거 합의 시도액이었던) 400만 원을 넘지 않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는 신중한 의견을 제시했다. 법률사무소 더든든의 추은혜 변호사는 “민사소송 시 1500만 원 이상 예상된다”는 가장 적극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예상 액수는 변호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형사 판결에서 인정된 범죄 사실과 피해의 정도가 위자료 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분명하다. A씨는 위자료 외에도 병원 치료비, 일실수입 등 구체적인 피해를 입증해 함께 청구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A씨가 피해를 회복할 유일하고 확실한 길은 민사소송이다. 비록 소송 절차가 번거롭고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정당한 권리를 되찾기 위한 마지막 카드인 셈이다. 형사 처벌은 국가가 가해자에게 내리는 벌일 뿐, 피해자의 찢긴 마음을 보상하는 절차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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