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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비번 거부, '구속' 경고까지…변호사들 의견 격돌

Feb 3, 2026

|헌법상 권리 '진술거부권' vs 현실적 불이익 '괘씸죄', 당신의 선택은?


디지털 성범죄 혐의로 경찰 압수수색을 받을 때, '아이폰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아도 될까?

이 질문에 법률 전문가들은 '알려줄 법적 의무는 없다'면서도, 그 거부가 불러올 파장에 대해서는 극명하게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헌법상 권리라며 문제없다는 입장부터 증거인멸죄 추가 기소나 구속까지 당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까지 터져 나왔다.

내 것 아닌 가족 공용PC까지 압수될 수 있다는 현실에, 초기 대응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내 폰 암호, 알려줄 의무 없다'…헌법이 보장하는 권리


디지털 성범죄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더라도, 피의자가 자신의 스마트폰 비밀번호를 수사기관에 제공해야 할 법적 의무는 없다. 이는 헌법 제12조 제2항이 보장하는 '자기부죄거부특권', 즉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에 근거한다. 이 원칙에 대해 다수 변호사들은 명확한 입장을 보였다.

법무법인(유한)LKB평산의 강광민 변호사는 "형사소송법상 피의자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할 수 없기 때문에 암호를 제공하지 않아도 법적으로 처벌받지는 않습니다"라고 단언했다.

법률사무소 조이의 윤관열 변호사 역시 "암호 해제를 거부하거나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 재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이는 헌법상 진술거부권과 무죄추정 원칙에 따라 피의자의 비협조를 불리한 판단의 근거로 삼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하며, 암호 제공 거부 자체가 재판에서 불리한 요소로 직접 작용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더신사의 장휘일 변호사도 "법적으로 암호를 제공할 의무는 없으므로, 경찰이 암호 해제를 시도하는 데 실패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불이익이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덧붙였다.


'증거인멸·구속' 경고까지…'괘씸죄'는 실존했다


하지만 법적 의무가 없다는 사실이 아무런 불이익도 없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일부 변호사들은 비밀번호 제출을 거부하는 행위가 '비협조적인 태도'로 비쳐 구속이나 추가 기소 등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장 강경한 의견을 낸 것은 김일권 변호사다. 그는 "암호해제에 대해서 의뢰인이 협조하지 않으면, 의뢰인을 증거은닉인멸죄으로 추가 기소할 수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 역시 "비번 제공 거절할 경우 정치인과 달리 구속될 수 있습니다"라며 구속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반드시 추가 범죄 혐의가 아니더라도, 재판 과정에서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법무법인 이엘 민경철 변호사는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것이 범죄의 심증을 높여줄 수 있고, 증거인멸가능성이 높다고 보거나 수사에 비협조적이라고 판단하여 불리함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내 것도 아닌데'…가족 공용 PC도 압수 대상


압수수색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도 뜨거운 쟁점이다. 원칙적으로 영장에 기재된, 혐의와 관련된 기기만 압수 대상이지만, 현장에서는 그 범위가 넓게 적용될 수 있다는 게 변호사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구체적으로 사건에 따라서 수집하는 전자기기의 범위가 다르지만 통상 모든 전자기기를 압수합니다"라고 전했다. 법률사무소 수훈의 이진규 변호사도 "통상 거주지 전자기기 일체에 관하여 압수수색 절차가 진행되는 점 참고 부탁드린다"고 말해, 사실상 거주지 내 모든 전자기기가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이는 피의자 개인 소유의 스마트폰을 넘어 가족과 함께 쓰는 거실의 컴퓨터나 태블릿까지 압수될 수 있다는 의미다. 윤관열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특정인의 범죄와 관련된 증거를 찾기 위해 영장에 명시된 대상의 기기(예: 개인 스마트폰, 컴퓨터 등)를 압수하지만, 필요시 공용 기기도 증거 확보를 위해 가져갈 수 있습니다"라고 원칙과 예외를 함께 설명했다.


이미 증거 있어도 '딜레마'…초기 대응이 관건


만약 경찰이 이미 온라인상에서 명백한 증거를 확보한 상태라면, 암호를 알려주지 않아도 처벌은 가능하다. 민경철 변호사는 "이미 다른 증거가 있는 상황에서 아이폰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아서 포렌식 못하는 경우에도 다른 증거가 있으므로 처벌하는 데는 지장이 없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딜레마는 존재한다. 윤관열 변호사는 "이미 확보된 채증 증거가 충분하다면, 압수된 기기에서 추가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아도 기소나 재판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압수 기기에서 추가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경우, 검찰 측에서 증거 부족으로 사건의 일부가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라고 분석했다. 혐의 입증은 가능해도, 피의자에게 유리할 수도, 불리할 수도 있는 추가 증거 확보가 막히면서 발생하는 복잡한 상황을 보여준다.

이처럼 복잡한 법적 쟁점과 현실적 유불리가 얽혀있어,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초기 대응'과 '변호사 조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민경철 변호사는 "대부분의 성범죄 사건은 사건 초기에 승패가 결정납니다"라고 강조하며, 압수수색과 같은 수사 초기 단계부터 전문적인 법적 조력을 받아 자신의 권리를 지키고 사건에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호 법무법인 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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