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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무죄, '사과 녹음' 한 방에 5년 징역 법정구속
Feb 3, 2026
|수사기관 3차례 무혐의 뒤집은 1심…항소심서 무죄냐 합의냐 '기로'
8년간 평범하게 살아온 남성이 대학 시절의 일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쓰러졌다. 경찰과 검찰에서 세 차례나 ‘죄가 없다’는 판단을 받았지만, 재판부가 ‘사과 녹음’을 결정적 증거로 채택하면서 모든 것이 뒤집혔다.
항소심을 앞둔 피고인 측은 무죄를 계속 주장할지, 혐의를 인정하고 합의를 시도할지를 두고 중대한 기로에 섰다.
경찰·검찰 3연속 무혐의, 재정신청이 뒤집은 운명
사건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학생이던 A씨는 친구 1명과 함께 여성 B씨와 자취방에서 술을 마신 뒤 각각 성관계를 가졌다. 이후 8년간 아무 문제 없이 각자 사회생활을 해왔으나, 2022년 B씨가 이들을 특수준강간 혐의로 고소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A씨와 친구는 “강제성은 없었다”며 합의된 관계였다고 주장했고,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수사기관의 판단은 A씨 측에 유리했다. 경찰은 무혐의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고, B씨의 이의신청으로 넘어간 검찰에서도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 B씨가 항고했지만 이마저 기각되며 3차례에 걸쳐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나왔다.
그러나 B씨가 법원에 직접 판단을 구하는 재정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결국 정식 재판이 열렸다. 그리고 2026년 2월, 1심 재판부는 검찰의 7년 구형보다 낮은 징역 5년을 선고하고 A씨를 법정 구속했다. 함께 기소된 친구에게도 징역 4년이 선고됐다.
‘미안하다’ 한마디가 족쇄로…'사과 녹음'의 배신
수사기관의 판단을 뒤집은 결정적 증거는 ‘사과 녹음’이었다. A씨와 친구는 고소당한 이후 B씨를 커피숍에서 만나 사과를 했는데, B씨가 이 대화를 몰래 녹음해 증거로 제출한 것이다.
여러 변호인들은 재판부가 이 녹음 파일을 유죄의 핵심 근거로 삼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법원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행위를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유력한 정황 증거로 본다”며 “법리적으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면 왜 사과를 했는가?'라는 반문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라고 지적했다.
도의적 차원의 사과였다는 A씨 측 주장과 달리, 법원은 이를 범행을 인정한 자백으로 해석했을 가능성이 크다.
무죄 주장 고수? vs 합의로 감형?…변호사들 의견도 '분분'
항소심을 앞두고 A씨 측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무죄를 계속 주장할지, 아니면 현실적으로 감형을 위해 피해자와의 합의를 시도할지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이엘 민경철 변호사는 “피해자 진술이 일관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보는 것은 법리적으로 타당하지 않습니다”라며 1심 판단에 다툴 여지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의 서아람 변호사는 “1심 재판부가 이미 사과 녹음과 피해자 진술을 근거로 유죄를 확신하고 오 년이라는 중형을 선고한 상황에서 항소심에서도 똑같이 억울하다며 무죄를 주장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가 될 위험이 큽니다”라며 전략 수정을 조언했다.
특히 혐의를 인정하고 합의에 나서더라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법무법인(유) 에스제이파트너스 옥민석 변호사는 “특수준강간죄는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집행유예는 법적으로 절대 불가능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재판부의 재량으로 감경을 받더라도 최저 형량이 징역 3년 6개월이라, 합의를 하더라도 석방이 아닌 형량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냉정한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사실관계를 다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항소심에서 A씨 측이 어떤 전략을 선택할지, 법원이 1심 판단을 유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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