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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은 건 옷 입은 뒷모습, 발목 잡는 건 준강간 전과... 한 남성의 운명은?
2025. 10. 21.
과거 준강간미수 전과에 재범 위험 검토 불가피
지하철에서 여성의 뒷모습을 촬영하다 적발된 A씨. 촬영된 영상은 뒷모습이었지만, A씨의 발목을 잡는 '준강간미수' 전과가 사건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몰고 가고 있다.
최근 지하철에서 휴대전화로 여성의 뒷모습을 촬영하다 제3자에게 발각된 A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휴대전화를 임의제출했다.
경찰은 단순 뒷모습이 담긴 영상 2개를 확인했으며,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았고 영상이 유포된 정황도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에 착수했으며, 수사관은 "현 단계에선 범죄 성립이 애매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씨의 불안감을 증폭시킨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A씨의 발목을 잡는 '준강간미수'라는 과거 낙인이었다.
‘옷 입은 뒷모습’은 죄가 되는가
A씨의 운명을 가를 첫 번째 관문은 A씨의 행위가 과연 범죄에 해당하는지다. A씨의 행위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에 해당하는지가 핵심이다. 이 죄가 성립하려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해야 한다.
다수 변호사는 옷을 입은 뒷모습 촬영만으로는 범죄 성립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옷을 입은 상태의 뒷모습이라면 성적 의도를 인정하기 어렵고, 피해자 특정과 유포가 없는 경우 처벌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일신 이상범 변호사 역시 "신체가 노출되지 않은 단순 사진 촬영은 카메라등이용촬영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유사 사안에서 경찰 단계 불송치로 종결한 경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전과가 현재 발목 잡나
법리적으론 무죄를 다툴 여지가 충분하지만, A씨가 불안에 떠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과거 전과'다.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A씨의 촬영 행위를 판단할 때 성적 목적이 있었는지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데, 동종 성범죄 전력은 강력한 유죄 심증을 형성할 수 있다.
법률사무소 유 박성현 변호사는 "과거 준강간미수 전과가 있다는 점에서 수사기관이 재범 위험성을 중점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창경 김찬협 변호사도 "동종 전력으로 이해될 가능성이 높다"며 "사법기관이 '또 다른 성범죄 피해자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촬영물 자체의 애매함에도 불구하고 과거 전과가 성적 의도를 추정하게 만드는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는 셈이다.
무죄 주장과 선처 호소, 운명 가를 전략은
이처럼 애매한 상황은 A씨를 변호 전략의 갈림길에 서게 했다. 한쪽에서는 섣부른 반성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법무법인 이엘 민경철 변호사는 "죄가 되지 않는 행위라면 단호히 무혐의를 주장하는 것이 현명하다"며 "불필요한 반성문 제출은 오히려 혐의를 스스로 인정하는 태도로 해석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혐의가 명확지 않은 만큼 법리적으로 무죄를 다퉈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과거 전과라는 불리함을 고려해 현실적인 전략을 짜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법무법인 대청 김희원 변호사는 "당사자는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변호인은 법리적으로 무혐의를 다투는 투트랙 전략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어떤 전략을 택하든, 변호사들은 초기 대응 중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법률사무소 가호 이진채 변호사는 "초동 조사는 사건의 방향과 수사의 강도를 결정짓는 핵심 단계"라며 "이 첫 국면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사건의 흐름을 유리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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