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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송치로 끝난 줄 알았던 강제추행 사건… '피해자가 장애인' 드러나자 징역 3년 위기
2025. 10. 20.
경찰 '혐의없음' 결정 뒤집힐까…'장애인인 줄 몰랐다'는 주장, 법정서 통할까
경찰 불송치로 끝난 줄 알았던 강제추행, 피해자 장애 사실 드러나며 '가중처벌' 공포
경찰의 '혐의없음' 통보에 안도했던 강제추행 피의자 A씨가 '피해자가 장애인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면서 가중처벌의 공포에 휩싸였다. 한순간에 단순 형사사건이 징역 3년 이상의 중범죄로 비화할 갈림길에 선 것이다.
"끝난 줄 알았는데"…'혐의없음' 뒤에 숨은 더 무거운 족쇄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됐던 남성 A씨는 최근 경찰로부터 '불송치' 결정을 받았다.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사건을 검찰로 넘기지 않고 자체 종결한다는 의미다. A씨에겐 악몽의 끝을 알리는 소식이었다.
하지만 평온은 짧았다. 지인에게서 “피해자가 등록 장애인이었다”는 말을 전해 들은 순간, 상황은 180도 뒤바뀌었다. 만약 피해자가 경찰 결정에 불복해 이의를 신청하면 사건은 자동으로 검찰에 송치된다. 검찰이 재수사 과정에서 피해자의 장애 사실을 확인하면, A씨의 혐의는 전혀 다른 무게를 갖게 된다.
하늘과 땅 차이…단순 추행 vs 장애인 추행, 처벌 수위는?
A씨의 혐의가 '장애인에 대한 강제추행'으로 변경될 경우, 처벌 수위는 대폭 상향된다. 두 범죄의 법정형은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다.
일반 강제추행 (형법 제298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
장애인 강제추행 (성폭력처벌법 제6조):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3000만 원 이상 5000만 원 이하'의 벌금
일반 강제추행과 달리 장애인 강제추행은 징역형의 하한선이 '3년'으로 정해져 있고 벌금형의 액수도 훨씬 무겁다. A씨가 느끼는 불안이 단순한 기우가 아닌 이유다.
"'몰랐다'는 항변, 법정서 통할까? 핵심은 '고의성'"
이 사건의 운명을 가를 열쇠는 '고의성' 입증 여부다. A씨가 범행 당시 피해자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가 유무죄를 가르는 결정적 잣대가 된다.
법무법인 이엘 민경철 변호사는 "장애인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려면 행위자가 상대방이 장애인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고의가 입증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관상 장애를 전혀 알 수 없었고, 실제로도 몰랐다면 가중처벌 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피해자에게 신체적 장애가 있음을 인식해야만 죄가 성립한다'고 본 대법원 판례(2017도16186)와도 같은 맥락이다.
"숨길 수 없다"…수사기관의 '장애 여부' 확인 절차
'피해자가 직접 밝히지 않으면 모르는 것 아닌가'라는 희망은 그야말로 실낱같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수사 과정에서 장애 사실이 드러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윤영석 변호사는 "수사기관은 피해자 조사 시 장애 여부를 필수적으로 확인하며, 본인이 숨기더라도 수사 과정에서 드러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새율 강민기 변호사 역시 "경찰 단계에서 확인되지 않았더라도, 검찰은 사건 기록 검토 과정에서 피해자의 신상 자료를 다시 확인하며 장애인 등록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은 사건의 종결이 아니었다. '피해자가 장애인이었다'는 뒤늦게 드러난 사실은 모든 것을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는 변수다. A씨는 이제 '정말 몰랐다'는 한 가지 사실을 입증해야만 하는 외롭고도 험난한 싸움을 앞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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