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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나를…” 연인 배신에 자해, ‘특수협박’ 덫에 걸리다

2025. 11. 20.

여자친구의 외도를 알고 가위로 자해한 남성, 특수협박 혐의로 입건… 법조계 “자해라도

상대가 공포 느꼈다면 유죄 가능” 갑론을박


연인 배신에 자해했더니 '특수협박범'…법조계도 갑론을박


연인의 배신에 절망해 가위로 자신의 손목을 그은 한 남성이 ‘특수협박’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자해 행위의 법적 성격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여자친구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A씨. 그는 치미는 분노와 배신감을 감당할 수 없었다. 여자친구를 때릴 수는 없어, 대신 사진을 자르려던 가위를 자신의 손목으로 가져갔다. 극심한 고통 속에서 자신을 해치는 길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이 선택은 그를 ‘피의자’로 만들었다. A씨는 위험한 물건(가위)을 이용해 여자친구를 협박했다는 ‘특수협박’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A씨는 억울함을 호소한다. 그는 “여자친구를 위협할 의도는 단 한 번도 없었다”며 “미칠 것 같은 마음에 차라리 나라도 고통받자는 생각에 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상황을 녹음한 파일에는 A씨가 자리를 뜨려 하자 여자친구가 “가지 말라”고 만류하는 음성과, “머리를 자르거나 밀면 화가 풀리겠냐”고 묻는 목소리가 담겼다. A씨는 이를 자신의 결백을 증명할 증거라고 믿고 있다.


자해인가, 위협인가…엇갈리는 변호사들

법률 전문가들의 시선은 첨예하게 엇갈린다. 핵심 쟁점은 A씨의 자해 행위를 ‘협박’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이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김진배 변호사는 “비록 스스로를 자해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로 인해 상대방이 겁을 먹었다면 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특히 위험한 물건인 가위를 사용했다면 특수협박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법무법인 이엘의 민경철 변호사 역시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자살하겠다고 위협하거나 자해하는 행동은 특수협박이 성립된다”고 못 박았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윤준기 변호사도 “상대방이 공포를 느껴 ‘머리를 자르면 화가 풀리겠냐’고 언급했을 가능성도 높다”며 유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즉, 행위의 의도와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유발했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피해자가 ‘머리를 자르거나 밀면 화가 풀리겠냐’고 말했다는 점은, 가위가 피해자를 위협하는 용도가 아니라고 인식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자해라는 극단적 선택이 오히려 A씨의 극심한 정신적 혼란 상태를 입증하는 정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녹취록에 담긴 당시 대화의 맥락이 A씨의 운명을 가를 결정적 열쇠가 될 전망이다.


경찰 앞에서 증거인멸? '셀프 인멸'은 무죄

사건은 특수협박에서 그치지 않았다. 담당 수사관은 ‘증거인멸’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A씨가 현장에서 자신의 짐을 쌀 때 쇼핑백에 여자친구의 아이패드와 찢어진 사진 등이 담겨 있었는데, 이를 문제 삼은 것이다. A씨는 “경찰관이 뒤에서 짐 싸는 것을 다 보고 있었는데 어떻게 증거인멸을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증거인멸죄가 성립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증거인멸죄는 원칙적으로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없앨 때 적용되기 때문이다. 즉, 피의자가 자신의 범죄 증거를 스스로 없애는 행위는 처벌 대상이 아니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김진배 변호사는 "(A씨의) 특수협박 범행에 관해 증거인멸죄가 성립할 여지는 없다"고 명확히 했다. 다만 그는 “증거인멸을 하려는 것으로 비춰져 특수협박 사건에 불리하게 작용할 여지는 있다”고 덧붙여, 수사 과정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음을 경고했다.


법원은 ‘의도’보다 ‘결과’를 볼 수도

법원은 유사 사건에서 행위자의 의도보다 그 행위가 초래한 ‘결과’에 주목하는 경향을 보인다. 형법 제284조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사람을 협박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과거 광주지법은 자살을 암시하며 가위 사진을 전송한 행위도 특수협박으로 인정한 바 있다. 피해자에게 직접 가위를 겨누지 않았더라도, 위험한 물건을 이용해 공포심을 유발했다면 유죄로 판단한 것이다.


결국 A씨는 자신의 행위가 연인을 향한 위협이 아닌, 스스로 감당하기 힘든 고통의 표출이었음을 수사기관과 법원에 증명해야 하는 힘겨운 싸움에 놓였다. 한순간의 절망이 불러온 자해 행위가 ‘범죄’라는 주홍글씨로 남게 될지, 법원의 최종 판단에 귀추가 주목된다.

상호 법무법인 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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