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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서 스쳤을 뿐인데 성추행범?…'고의성' 입증이 관건
2025. 12. 30.
CCTV 없는 '진술 대 진술' 사건, 변호사들 "초기 대응과 일관된 진술이 운명 가른다"…억울하면 적극 방어, 혐의 인정되면 합의가 최선
술집 화장실을 나오다 손을 털었을 뿐인데, 여성의 엉덩이를 스쳤다는 이유로 성추행범으로 몰린 한 남성의 사연이다.
"스쳤나, 만졌나"...CCTV 없는 '진술 전쟁'의 서막
술집에서 화장실을 다녀오던 A씨는 그야말로 날벼락을 맞았다. 손을 씻고 나오며 물기를 털던 손이 한 여성의 엉덩이 부분을 스쳤고, 여성은 즉시 A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고의가 전혀 없는, 억울한 상황"이라며 미칠 지경이라고 호소했지만, 여성은 단호히 처벌을 원하고 있다.
이 사건의 가장 큰 난관은 현장에 CCTV가 없다는 점이다. 유일한 목격자는 피해 여성의 일행 한 명뿐. 객관적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사건은 A씨와 피해 여성의 '진술 대 진술' 싸움으로 번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법조계 "핵심은 '고의성'…억울하면 끝까지 싸워야"
법률 전문가들은 이 사건의 운명을 가를 핵심 키워드로 '고의성'을 꼽았다. 의도를 갖고 신체를 접촉했는지가 유무죄를 가르는 결정적 기준이라는 것이다.
윤관열 변호사(법률사무소 조이)는 "성추행 혐의가 성립하려면 고의성이 입증되어야 한다"며 "당시 상황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우발적 접촉이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즉, 화장실 통로가 얼마나 좁았는지, 당시 주변이 얼마나 혼잡했는지 등 정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해 고의가 없었음을 입증해야 한다는 의미다.
부천원미경찰서 여성청소년범죄수사팀장 출신인 최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새율) 역시 "CCTV가 없고 피해자 측 목격자 1인의 진술만 있는 상황은 전형적인 '진술 대 진술' 구도의 사건"이라며 "피해자와 목격자 진술의 구체성과 일관성이 수사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과거 경험을 전했다.
결국 A씨가 얼마나 논리적이고 일관되게 자신의 무고를 주장하느냐에 사건의 향방이 달린 셈이다.
"기억 불분명하면 '합의'도 전략…섣부른 부인은 '독'"
하지만 무작정 혐의를 부인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특히 A씨 역시 술을 마신 상태였기에, 만약 당시 상황에 대한 기억이 불분명하다면 섣부른 무죄 주장은 오히려 '괘씸죄'로 작용해 더 무거운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김준성 변호사(법무법인 공명)는 "만약 스친 것이 사실이라면 피해자와 합의에 이르는 것이 좋다"며 "합의에만 이른다면 충분히 기소유예(죄는 인정되나 검사가 정상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도 가능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는 것은 2차 가해가 될 수 있어 반드시 변호인을 통해 합의를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Y법률사무소의 이재용 변호사는 "강제추행죄로 벌금형 이상이 확정되면 최소 10년 이상 신상정보가 등록될 수 있다"며 혐의 인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야 하는 이유를 분명히 했다.
"골든타임은 경찰 첫 조사"…변호사들, 초기 대응 한목소리
변호사들이 이구동성으로 강조하는 것은 바로 '초기 대응'의 중요성이다. 경찰의 첫 피의자 조사가 사건의 '골든타임'이라는 것이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김재헌 변호사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경찰 조사에서 당황하여 모호한 답변을 하거나 본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면 사건이 더욱 불리하게 진행될 수 있다"며 냉정하고 전략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법무법인 이엘의 민경철 변호사 역시 "사건 초기에 승패가 결정난다"고 단언하며 "경찰 조사 전에 변호사를 만나 진술 방향을 정하고 동행해 조사를 받아야 한다. 대응이 늦어질수록 해결 가능성은 떨어진다"고 힘주어 말했다.
결국 억울함을 벗든, 선처를 구하든 그 첫 단추는 경찰 조사 단계에서부터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신중하게 꿰어야 한다는 것이 법조계의 공통된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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