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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청소년국 신설, 조직 개편보다 중요한 것은 성범죄 피해자의 ‘실질적인 보호’

로리더 | 2026.07.10
여성청소년국

최근 경찰청이 여성·청소년 대상 범죄 대응을 전담하는 ‘여성청소년국’ 신설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스토킹과 성범죄, 가정폭력 등 여성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전문성을 갖춘 조직을 별도로 운영하겠다는 취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동안 관련 업무는 여러 부서에 분산되어 있었고, 피해자 보호 정책과 현장 대응 역시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전담 조직이 신설된다면 보다 체계적인 정책 수립과 전문적인 사건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현장에서 성범죄 피해자들을 만나며 느끼는 것은 조직의 명칭이나 규모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바로 피해자가 실제로 보호받고 있다고 체감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는가이다.

 

성범죄 피해자는 신고를 결심하는 순간부터 수많은 두려움을 안고 있다. 사건을 신고하면 가해자가 보복하지 않을지, 조사 과정에서 또다시 상처를 받지는 않을지, 주변 사람들이 사건을 알게 되지는 않을지에 대한 불안이 이어진다.

 

법률은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제도를 적절한 시기에 활용하지 못해 피해가 확대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접근금지 조치가 필요한 상황인지, 증거는 어떻게 보존해야 하는지, 디지털 증거는 어떤 방식으로 확보해야 하는지, 조사 과정에서 어떠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충분한 안내와 지원은 사건 초기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스토킹 사건은 단순한 괴롭힘으로 끝나기보다 더 큰 범죄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다는 점에서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피해자가 “조금 더 지켜보자”거나 “신고해도 달라질 것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는 사이 위험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번 여성청소년국 신설이 의미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조직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위험도를 신속하게 판단하고, 보호조치를 적극적으로 연계하며, 수사와 피해자 지원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다만 조직 신설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성범죄 피해는 사건이 종결되었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형사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피해자는 지속적인 심리적 불안과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경찰의 수사뿐 아니라 법률 지원, 심리 상담, 의료 지원 등 여러 분야가 긴밀하게 연계되는 통합적인 피해자 보호 체계가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

 

법무법인 이엘 정선경 변호사는 “성범죄 피해 사건을 맡을 때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은 피해자가 어떻게 다시 일상을 회복할 수 있을지이다. 처벌은 물론 중요하지만, 피해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2차 피해를 예방하며 회복을 지원하는 것 역시 법률 전문가가 함께 고민해야 할 중요한 책무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성청소년국 신설은 우리 사회가 피해자 보호를 더욱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하나의 신호라고 볼 수 있다. 이제는 조직 개편이라는 제도적 변화가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보완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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