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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 없었지만 사과는 하고 싶은데..." 합의 후 반성문, 자백의 증거 될까?

2025. 12. 1.

공공장소 신체 접촉 사건, '합의'와 '무죄 주장' 사이의 딜레마

"반성문이 곧 유죄 확정은 아니나, '부주의'와 '고의' 구분해 기술해야"


"제 부주의로 피해자가 불쾌했다면 보상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고의로 만진 건 절대 아닙니다. 반성문을 쓰면 제가 범죄를 자백한 꼴이 되는 건가요?"


공공장소에서 발생한 신체 접촉으로 수사를 받던 A씨가 딜레마에 빠졌다. A씨는 경찰 조사 단계부터 일관되게 고의성을 부인해왔으나, 도의적 책임과 원만항 해결을 위해 피해자와 합의하고 처벌불원서까지 제출했다. 이제 검찰 처분을 앞두고 반성문을 제출하려 하지만, 자칫 이 문서가 '범죄 사실 인정'의 증거로 쓰일까 우려하고 있다.


스친 손등, 그리고 이어진 수사

사건은 A씨가 공공장소에서 이동하던 중 발생했다. A씨의 팔과 손등이 타인의 허벅지에 스치듯 닿았고, 상대방은 불쾌감을 표했다. A씨는 즉시 고의가 아니었음을 주장했으나, 성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혼잡한 상황에서 발생한 부주의한 접촉일 뿐, 추행의 고의는 없었다"고 강력히 진술했다. 사건은 기소 의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검찰로 송치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돕기 위해 합의금을 전달했고, 피해자로부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처벌불원서를 받아 수사기관에 제출했다.


A씨의 현재 목표는 기소유예(죄는 인정되나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 또는 무혐의 처분이다. 이를 위해 "고의는 아니었으나 결과적으로 피해를 준 점을 성찰한다"는 내용의 반성문을 작성하려 했으나, '반성문=유죄 인정'이라는 항간의 소문 때문에 작성을 주저하고 있다.


반성문은 자백인가, 정상참작 자료인가?

이번 사안의 핵심은 '고의성을 부인하면서 제출하는 반성문의 법적 효력'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반성문 제출 자체가 곧바로 유죄 확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이미 피해자와 합의를 한 상황이므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 '사실 인정'과 '태도 반성'의 분리


    최광희 변호사(로티피 법률사무소)와 안준표 변호사(법무법인 바른길)는 반성문 작성 시 '행위의 고의'와 '결과에 대한 유감'을 철저히 분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 변호사는 "고의로 만졌다는 표현은 절대 금물"이라며, "혼잡한 상황에서 세심하게 주의하지 못해 오해를 산 점, 피해자가 느꼈을 감정에 대한 유감 등을 중심으로 서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1. 합의가 갖는 이중적 의미


    이미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점은 A씨에게 유리하면서도 불리한 요소다. 민경철 변호사(법무법인 이엘)와 김지진 변호사(법무법인 리버티)는 "수사 실무상 합의와 처벌불원서 제출은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구하는 제스처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김 변호사는 "합의까지 해놓고 고의성이 없다고 강하게 주장하면, 자칫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비쳐 괘씸죄가 적용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1. 문서 제목의 변경 전략


    정우승 변호사(법률사무소 정승)는 '반성문'이라는 제목이 주는 뉘앙스를 피하기 위해 '경위서' 또는 '진술서'라는 제목을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죄를 인정하는 형식이 아닌, 사건의 경위와 본인의 억울함, 그리고 도의적 미안함을 담담히 서술하는 방식이 오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기소유예'를 위한 정교한 줄타기

A씨의 경우, 피해자와 합의가 완료되었으므로 실형 가능성은 낮으나,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 '기소유예'를 이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박진우 변호사(법무법인 영웅)는 "검찰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범 우려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고의가 없었음을 전제로 하되, 부주의로 인한 결과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국 A씨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사과가 아닌, '고의는 부인하되 책임은 통감하는' 정교한 서면 작성이다. 법조계는 혐의를 다투는 상황에서의 반성문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으므로, 감정적 호소보다는 법리적 유불리를 따져 표현 하나하나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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